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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9:23

우리 인생에는 길이 갈라지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내가 원하는 길과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길이 달라지는 순간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동의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그 말씀대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용서하기 어렵고,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손해 앞에서는 마음이 흔들립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자기를 부인한다는 것은 자신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생각이 언제나 옳다고 주장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자신의 생각과 태도를 돌아보는 것입니다. 또한 십자가는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하는 운명이나 팔자가 아닙니다. 예수님을 따르기로 선택했기에 기꺼이 감당하는 순종입니다.

어린 시절 저희 어머니는 교회에 다니는 것을 반대하시는 외할머니 때문에 때로는 창문을 넘어 교회로 향하셨습니다. 그 어려움을 감당하실 수 있었던 것은 의지가 강해서가 아니라, 아버지가 되어주시는 하나님을 만난 기쁨이 더 컸기 때문입니다. 그날의 작은 믿음의 선택은 세월이 흘러 다음 세대에까지 전해졌습니다.

우리의 믿음도 일상의 선택에서 드러납니다. 손해를 보더라도 정직하게 행동하고, 잘못했을 때 먼저 사과하며,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지 않는 모습 속에서 믿음은 구체적인 삶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의 힘만으로 날마다 십자가를 질 수 없습니다. 때로는 넘어지고 믿음이 흔들리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은 우리를 먼저 사랑하시고 붙들어 주시는 주님의 은혜 때문입니다.

제자도의 중심에는 십자가 자체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우리의 순종은 구원을 얻기 위한 대가가 아니라 이미 받은 은혜에 대한 응답입니다.

오늘 우리 앞에 어떤 선택이 놓여 있습니까? 길이 갈라질 때, 우리를 위해 먼저 십자가를 지신 주님을 바라보십시오. 그 은혜를 의지하여 날마다 믿음의 한 걸음을 내딛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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