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립보서 2:25-30
우리는 지난 몇 주 동안 “사랑 안에서 자라가는 교회”의 모습을 함께 묵상해 왔습니다.
사랑의 본질을 확인했고, 루디아를 통해 환대의 사랑을 배웠으며, 빌레몬과 오네시모의 이야기를 통해 용서로 관계가 회복되는 복음의 능력을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사랑이 도달해야 할 마지막 자리는 어디일까요?
오늘 본문은 그 답을 한 사람을 통해 보여 줍니다. 바로 에바브로디도입니다.
에바브로디도는 성경에 단 두 번 등장하는, 이름조차 낯선 평범한 성도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그를 향해 놀라운 호칭을 붙입니다.
“나의 형제요, 동역자요, 함께 군사 된 자”(25절).
그는 위대한 사도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조용히 맡은 자리에서 신실하게 섬기던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바울의 곁을 끝까지 지켜 준 사람, 공동체의 사랑을 몸으로 전달한 사람이었습니다.
빌립보 교회는 감옥에 갇힌 바울을 돕기 위해 헌금과 마음을 모았고, 그 사랑을 에바브로디도에게 맡겨 로마로 보냈습니다.
그 길은 1,200km가 넘는 위험한 여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안전을 계산하지 않고, 그리스도의 일을 위해 생명을 걸었습니다(30절).
하지만 그 헌신의 끝에는 병과 죽음의 위기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에바브로디도는 자신의 고통보다, 자신이 병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근심할 빌립보 성도들을 더 걱정했습니다(26절).
이 모습이야말로 성숙한 사랑입니다.
사랑이 깊어질수록 시선은 ‘나’에서 ‘우리’로 옮겨갑니다.
고난 속에서도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 이것이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바울은 또한 에바브로디도의 섬김을 “돕는 자”(레이투르고스)라 부르며, 그것이 단순한 봉사가 아니라 하나님께 드려지는 예배라고 말합니다.
감옥에서의 돌봄과 동행이 곧 거룩한 예배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올 한 해, 우리 교회가 환대와 용서를 넘어 마침내 서로의 곁을 지켜 주는 에바브로디도들로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
이름이 기억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누군가가 훗날 이렇게 고백할 수 있다면 충분합니다. “내 인생 가장 추웠던 겨울, 내 곁에는 당신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작은 섬김을 하나님은 예배로 받으십니다.
서로에게 기꺼이 에바브로디도가 되어, 이 땅에 천국을 이루어 가는 한 해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