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주일을 맞아, 하나님께서 성도님들의 가정과 삶 위에 풍성한 은혜를 부어주시기를 축복합니다.
저는 이번 말씀을 준비하며 어린 시절 한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당시 교회 한쪽에는 ‘성미함’이 놓여 있었습니다.
성도님들은 밥을 짓기 전 쌀 한 줌을 정성껏 떠서 성미봉투에 담았고, 그 쌀은 형편이 어려운 성도들을 돕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저희 가정도 그 성미로 밥을 지어 먹곤 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 작은 쌀 한 줌은 단순한 ‘곡식’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매일 공급하시는 은혜에 대한 감사의 고백이었습니다.
넉넉하지 않았지만 감사가 더 선명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현실은 어떨까요?
우리는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지만, 마음은 오히려 더 메말라 가고 있습니다.
많이 누리는데도 만족은 부족하고, 소유는 늘었지만 감사는 줄어드는 시대를 살아갑니다.
이러한 영적 결핍의 근원은 바로 ‘감사의 부재’입니다.
시편 50편 23절은 감사가 우리에게 어떤 영적 유익을 주는지 분명히 선포합니다.
1. 감사는 하나님께 드리는 가장 아름다운 예배입니다.
“감사로 제사 드리는 자가 나를 영화롭게 한다.”
감사는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를 고백하는 거룩한 예배 행위입니다.
우리는 종종 ‘내 상황’, ‘내 감정’, ‘내 문제’에 집중합니다.
그러나 감사는 시선을 나에서 하나님께로 돌립니다.
감사하는 순간, 우리는 상황보다 크신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고 무너진 예배는 다시 회복되기 시작합니다.
2. 감사는 우리의 마음을 지키고 평강과 치유를 줍니다.
빌립보서 4:6–7은 염려—감사—평강이라는 흐름을 보여줍니다.
“감사함으로 아뢰라. 그리하면 하나님의 평강이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감사는 불안을 밀어내고, 하나님의 평강이 마음을 지키도록 하는 하나님의 영적 질서입니다.
감사하는 순간, 상황은 그대로여도 마음은 하나님의 평강으로 감싸집니다.
현대 의학도 이를 증명합니다.
감사는 스트레스를 낮추고, 면역력을 높이며, 우울을 완화하고, 회복을 빠르게 합니다.
감사는 오늘의 우리에게 필요한 영적 해독제이자 마음의 치유제입니다.
3. 감사는 더 큰 은혜와 하나님의 구원을 경험하게 합니다.
“감사하는 자에게 하나님의 구원을 보이리라.” 감사는 하나님이 일하시는 통로입니다.
누가복음 17장에 나오는 나병환자 10명 중 예수님께 돌아와 감사한 단 한 사람만이
예수님으로부터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아홉 명은 ‘기적’에서 멈췄지만, 감사로 돌아온 한 사람은 ‘구원’까지 나아갔습니다.
감사는 단순한 예절이 아니라 은혜를 다시 하나님께 연결시키는 믿음의 고백입니다.
“주님, 저는 은혜를 잊지 않고 다시 주님께 돌아옵니다.”
이 고백을 드리는 사람에게 하나님은 더 깊은 은혜와 더 큰 회복의 문을 열어주십니다.
감사는 우리의 그릇을 넓히고, 하나님은 그 준비된 그릇에 은혜를 더 풍성히 채우십니다.
감사의 자리로 돌아가십시오. 우리는 풍요 속에서 감사가 사라지기 쉬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감사는 오늘 우리의 영혼을 살리는 하나님의 강력한 능력입니다.
어린 시절 성미함의 작은 쌀 한 줌처럼, 우리의 작은 감사도 하나님 앞에서는 큰 믿음의 고백이 됩니다.
추수감사주일을 맞아 이렇게 고백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주님, 다시 감사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작은 은혜도 크게 여기며,
더 큰 은혜를 담을 그릇으로 제 삶을 준비하겠습니다.”
그 결단 위에 하나님의 구원과 회복, 그리고 새로운 은혜가 성도님들의 가정과 삶 속에 풍성히 임하기를 축복합니다.